박사가 사랑한 수식
"e를 π와 i를 곱한 수로 거듭제곱하여 1을 더하면 0이 된다. 나는 다시 한번 박사의 메모를 쳐다 보았다. 한없이 순환하는 수와, 절대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수가 간결한 궤적을 그리며 한 점에 착지한다. 어디에도 원은 없는데 하늘에서 π가 e 곁으로 내려와 수줍음 많은 i와 악수를 한다. 그들은 서로 몸을 마주 기대고 숨죽이고 있는데, 한 인간이 1을 더하는 순간 세계가 전환된다. 모든 것이 0으로 규합된다."
전자공학을 배우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나도 잘 알고있는 "오일러의 공식"...
박사가 사랑한 "오일러의 공식"을 완전한 수학 공식의 아름다움처럼 멋지게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그처럼 아름다운 표현으로 써내려간 소설은...
그리고 원작을 비교적 충실히 한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불행한 교통사고로 인해 뇌를 다쳐 80분 밖에 기억할 수 없는 전직 수학교수였던 박사.
그의 삶은 수학식처럼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수학이 갖는 본질처럼 순수하다.
80분 밖에 유지할 수없는 기억때문에 날마다 되풀이되는 하루를 사는 박사는
파출부로 고용된 쿄코와 매일 아침 신발사이즈나, 번화 번호와 같은 수를 통해 인사하며.
그의 아들에게는 어떤 숫자이건 공평하게 감싸준다는 루트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쿄코와 루트는 박사가 타인과 교감하는 방식인 수학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게 되고, 박사의 유일무이한 친구가 된다. 마치 오일러의 공식에서 서로 관련없는 e와 π와 i가 서로 만나 하나로 통일되고 결국은 무를 이루는 것처럼 그들은 나이와 성별, 배움의 적고 많음을 떠나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게 된다.
잔잔하고 평범한 내용이지만
박사와 파출부인 쿄코, 루트의 우정의 따스함과 박사의 순수함에 왠지 애정이 가는 영화...
그리고 영화의 부족한 2%를 채워준 책...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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