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내게는 지금도 간혹 먼 북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오후에 귀를 기울이면 그 울림이 귀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
막무가내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렇게도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과도적이고 일시적인 나 자신이,
그리고 나의 행위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라는 행위가 아닐까 하고.
그리고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동시에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것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中에서 -



작년 가을, 내게 힘들었던 시기에 읽었던 책중에 하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독특한 관찰력과 유머는 이 유럽 여행 에세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가 여행한 유럽의 각 나라에 대한 독특하면서도 평범하게 묘사한
여행의 도중, 도중 내용도 재미있지만,
난 책 마지막 여행을 마치면서 쓴 위의 마지막 문구가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내게도, 내 귀에도, 내 가슴에도 가끔씩 그 먼 북소리가 아련하게 들릴때마다,
어디론가 훌쩍 멀리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럴때마다 내 인생의 여행 어느 중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힘든 여행을...또는 아주 재밌는 여행을...
매일 매일 모양과 색이 변하는 하늘 아래 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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